수능 준비를 언제 시작할지는 학년이 아니라 남은 시간으로 정합니다
학년별 진입 시점, 정시와 수시의 분기 판단, 재수를 정할 때 보는 항목, 영역별 시작 순서.
결론
"고2부터 시작하면 된다" 같은 학년 기준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. 같은 고2라도 내신에 시간을 거의 쓰지 않는 학생과 학기마다 내신에 매달리는 학생은 쓸 수 있는 시간이 다릅니다. 판단 기준은 하나입니다. 수능까지 남은 기간 가운데 내신에 묶이지 않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.
이 시간이 방학뿐이라면 방학 단위로 계획을 끊어야 하고, 학기 중에도 주 몇 시간이 확보된다면 영역을 나눠 이어 갈 수 있습니다. 시작 시점보다 이 구분이 결과를 더 크게 가릅니다.
1. 학년별로 실제로 들어가는 시점
학년마다 수능 학습이 차지하는 성격이 다릅니다. 아래는 시기를 지정하는 표가 아니라 그 학년에서 수능 공부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적은 것입니다.
2. 정시와 수시, 무엇으로 가르는가
둘 중 하나를 버리는 결정이 아닙니다. 시간을 어느 쪽에 더 쓸지를 정하는 일입니다. 판단할 때 저희가 함께 보는 항목은 셋입니다.
- 내신 성적의 방향. 절대값보다 흐름입니다. 학기마다 조금씩 오르고 있다면 남은 학기에서 더 움직일 여지가 있습니다. 두 학기 이상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다면 방법을 바꾸지 않는 한 그대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.
- 모의고사와 내신의 차이. 모의고사 쪽이 꾸준히 낫다면 학교 시험 방식이 학생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. 반대라면 정시로 방향을 옮겨도 생각만큼 유리하지 않습니다.
- 남은 학기 수. 남은 내신 시험이 한두 번뿐이라면 그것으로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. 이때는 시간을 옮기는 편이 합리적입니다.
세 항목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면 판단은 어렵지 않습니다. 엇갈릴 때가 문제인데, 그 경우에는 한 학기만 더 지켜보는 결정이 대개 낫습니다. 중간에 방향을 두 번 바꾸는 것이 가장 손해가 큽니다.
3. 영역별 시작 순서
모든 영역을 동시에 시작하면 어느 것도 올라가지 않습니다. 쌓이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긴 것부터 손대는 편이 낫습니다.
먼저 시작하는 것
국어의 읽기와 수학의 기본 계산입니다. 둘 다 짧게 몰아서 끌어올리기 어렵고, 매주 조금씩 해야 움직입니다. 특히 국어는 문제 풀이보다 한 지문을 끝까지 읽어 내는 연습이 먼저입니다.
중간에 넣는 것
영어입니다. 어휘와 문장 구조는 꾸준함이 필요하지만, 유형 대응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정리됩니다. 앞의 둘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 넣어도 늦지 않습니다.
마지막에 붙이는 것
탐구 영역입니다. 범위가 정해져 있어 집중 기간에 끌어올릴 여지가 있습니다. 다만 선택 과목을 늦게 바꾸면 그동안 쓴 시간이 사라지므로, 과목 선택 자체는 일찍 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.
이 순서는 일반적인 경우이고, 특정 영역이 크게 무너져 있으면 그것부터 손대는 것이 맞습니다. 순서보다 중요한 것은 한 번에 두 영역 이상을 새로 시작하지 않는 것입니다.
4. 재수와 N수를 정할 때 보는 항목
감정이 아니라 항목으로 판단하시는 편이 낫습니다. 아래 넷 가운데 셋 이상에 해당하면 한 해를 더 쓰는 선택에 근거가 생깁니다.
- 지난 일 년 동안 공부 시간 자체가 부족했다는 것이 기록으로 확인되는 경우. 시간을 다 쓰고도 안 된 것과 쓰지 못한 것은 다릅니다.
- 특정 영역 하나가 전체를 끌어내렸고, 그 영역의 원인이 분명한 경우.
- 시험 당일의 실수가 평소와 크게 달랐던 경우. 다만 이것만 근거로 삼기에는 약합니다.
- 한 해를 더 쓸 때 생활 조건이 지난해보다 나아지는 경우. 같은 환경에서 같은 방식으로 반복하면 결과도 비슷해집니다.
반대로, 목표를 낮추면 해결되는 상황이거나 공부 방식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은 상태라면 한 해를 더 쓰는 것이 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. 저희는 이 결정을 권유하지 않습니다. 결정은 학생과 가정에서 하시고, 저희는 정해진 뒤의 계획을 맡습니다.
5. 자주 보는 잘못된 판단
학년마다 무엇이 달라지는지는 학년 지도에서 앞뒤 학년을 함께 보시면 잡힙니다.